개발이 재미없어졌던 이유, 그리고 다시 재미있어진 이유
개발이 재미없어진 진짜 이유는 ‘반복 작업’이었다
예전에는 앱 개발이 대체로 재미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재미가 빠지는 구간이 자주 생겼다.
특히 API 통신을 대량으로 붙이는 작업이 그랬다.
한 앱에 API 통신을 100개 가까이 만들고, 그걸 UI에 연결하고, 예외 처리하고, 모델 정리하고…
이 과정은 성취감보다 노가다 감각이 더 강했다.
흥미로운 건, UI 작업은 상대적으로 덜 반복적으로 느껴졌다는 점이다.
같은 “개발”인데도 어떤 작업은 재미를 살리고, 어떤 작업은 재미를 빠르게 갉아먹었다.
그래서 퇴사 후에 다시 만들기가 더 어려웠다
창업 후에도 앱을 만들고 싶긴 했는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계산이 돌아갔다.
- “이거 붙이려면 며칠은 각오해야겠는데…”
- “API 많이 나오면 또 그 노가다인데…”
- “일정이 커질 것 같은데…”
즉, 과거의 작업량-시간 모델로 견적을 내느라 시작이 늦어졌다.
시작하기도 전에 피로가 먼저 오는 느낌.
그런데 AI와 같이 작업하면서 판이 바뀌었다
AI와 함께 작업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이거다.
반복되는 시간이 ‘너무 쉽게’ 바뀌었다.
내가 며칠 걸릴 거라고 생각하던 반복 작업이
AI에겐 몇 분짜리 “초안 생성 + 검수”로 변했다.
그 결과, 업데이트 주기가 달라졌다.
3~4일 단위로 업데이트하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졌다.
아직 남아 있는 버그: 시작 전에 예전 방식으로 겁먹는 습관
다만, 한 가지 버그는 남아 있다.
어떤 작업을 떠올리면 여전히 습관적으로
예전처럼 구조를 머리로 다 짜고, 작업량을 계산하고, 일정을 가늠하느라 착수가 늦어진다.
하지만 이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건 내가 하면 며칠짜리지만, AI와 하면 몇 분~몇 시간짜리다.”
이 경험이 쌓이면서, 과거의 공포가 조금씩 업데이트되고 있다.
내가 요즘 쓰는 3가지 규칙
- 10분 이상 머리로만 굴리면, 바로 1차 출력부터 뽑는다
- 설계가 완벽해야 시작하는 게 아니라, 초안을 먼저 보고 보정한다.
- ‘API’를 ‘배치 작업’으로 재정의한다
- 스키마/모델/클라이언트/에러 핸들링/테스트 구조까지 한 번에 생성 → 나는 검수와 통합에 집중.
- 리셋 문장을 한 줄로 고정한다
- “이건 3일짜리가 아니라, AI+검수로 2시간짜리일 수 있다.”
- 그리고 가장 부담되는 파트부터 10분만 착수한다.
결론: 재미를 되찾은 게 아니라, ‘작업 모델’이 바뀐 것이다
돌아보면 내 재미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 관찰하고, 피드백 받는 흐름”에서 나왔다.
그리고 재미를 꺼버리던 건 “반복 노동과 예측 가능한 소모”였다.
AI는 그 반복 노동을 줄여줬고,
나는 다시 실험 → 로그 → 개선의 흐름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개발이 “버티는 일”이 아니라
다시 “실험하는 일”에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