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협업#1인창업#프로덕트개발#판단력#자동화#창업자성장

AI가 나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방향

AI와 협업하면서 처음에는 자동화에 더 관심이 갔다.

AI가 더 많이 해주면, 나는 덜 해도 되는 것 아닐까.
AI가 알아서 작업을 처리하면, 나는 결과만 보면 되는 것 아닐까.
어쩌면 그것이 생산성이 좋아지는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AI가 작업을 빠르게 해줄수록, 내가 판단해야 하는 시간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
결과물을 보고 이 방향이 맞는지, 지금 더 밀어붙일지, 멈춰야 할지, 다시 시켜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AI가 실행하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판단까지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병목처럼 느껴졌던 순간

여러 프로젝트를 크든 작든 병렬로 돌리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병목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AI는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코드를 수정하고, 문서를 만들고,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화면을 설계할 수 있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결국 내가 봐야 한다.

이게 내가 원한 것인지.
이 정도 품질이면 괜찮은지.
사용자에게 의미가 있는지.
지금 이걸 계속할 가치가 있는지.

처음에는 이 병목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모든 병목이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

반복 작업이나 형식 정리 같은 병목은 줄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방향을 정하고, 기준을 세우고, 품질을 판단하는 병목은 없애면 안 되는 것 같다.

그건 병목이라기보다 게이트에 가깝다.

운동도 운동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운동을 할 때도 비슷한 말이 있다.

근육이 성장하려면 운동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는 말이다.

운동은 자극이다.
하지만 자극만 계속 주면 몸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지친다.
영양과 휴식이 있어야 몸이 회복하고, 회복한 뒤에 적응이 일어난다.

생각해보면 프로덕트도 비슷한 것 같다.

기능을 많이 만든다고 무조건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AI에게 많이 시킨다고 무조건 좋은 제품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작업이 있고, 결과가 있고, 판단이 있고, 회복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내 기준도 조금씩 좋아져야 한다.

프로덕트가 성장하려면 나도 성장해야 한다

예전에는 프로덕트의 성장을 기능 추가나 사용자 증가 같은 것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1인 창업자로 제품을 만들다 보면, 프로덕트의 성장은 결국 나의 성장과도 연결된다.

내가 더 잘 시켜야 한다.
내가 더 잘 판단해야 한다.
내가 더 잘 검증해야 한다.
내가 더 잘 쉬어야 한다.

AI가 대신 많이 해준다고 해서 내 역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 역할의 층위가 조금 올라가는 것 같다.

직접 모든 것을 만드는 사람에서,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사람으로.

작업을 처리하는 사람에서,
작업의 방향과 기준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결국 AI가 더 많은 실행을 맡을수록, 나는 더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판단하는 시간이 있어야 성장한다

AI에게 일을 맡기고 바로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면 산출물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성장하는 시간은 부족할 수 있다.

결과를 보고 생각해야 한다.

왜 이 결과가 괜찮은지.
왜 이 결과가 별로인지.
내가 처음에 지시를 잘못한 것인지.
완료 기준이 부족했던 것인지.
다음에는 어떤 방식으로 요청해야 하는지.

이런 판단의 시간이 있어야 내 기준이 조금씩 생긴다.

AI가 만든 결과물은 프로덕트의 재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한 기록은 나의 성장 재료가 된다.

그래서 앞으로는 AI와 협업하는 방식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려 한다.

AI가 나를 대신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와 일하면서 내가 더 잘 판단하는 사람이 되는 방향.

더 많이 만드는 것보다,
더 잘 시키고, 더 잘 보고, 더 잘 멈추고, 더 잘 키우는 방향.

어쩌면 AI 협업에서 중요한 것은 자동화율을 끝까지 높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느냐일지도 모르겠다.

try, log, relax, grow

요즘 내가 자주 떠올리는 문장은 try, log, relax다.

시도하고, 기록하고, 쉬는 것.

여기에 하나를 더 붙인다면 grow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AI와 함께 시도한다.
결과와 판단을 기록한다.
판단 자원을 회복한다.
그리고 다음 요청과 기준이 조금 더 좋아진다.

그렇게 보면 AI는 단순히 일을 대신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나를 더 높은 수준의 판단자로 훈련시키는 환경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아직 그 방식을 실험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