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더 쓰고 싶다는 마음의 진짜 정체
얼마 전 “AI를 펑펑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이, 더 자주, 더 오래 옆에 두고 쓰고 싶다는 단순한 욕구였다.
그런데 이 욕구를 놓고 정리해 보니, 진짜 걸리는 지점은 두 군데였다.
하나는 요금제나 세션 제한 같은 물리적인 한도였다. 더 쓰고 싶은데 시간 제한이나 사용량 제한이 흐름을 끊는 경우다. 이건 예상했던 문제였다.
다른 하나는 예상하지 못했던 쪽이었다. AI를 많이 쓸수록 결과물이 늘어나고, 그만큼 내가 검토하고 판단해야 할 것도 함께 늘어난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부터는 “AI를 얼마나 쓸 수 있는가”보다 “내가 그 결과를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는가”가 먼저 한계에 닿았다.
그래서 방향을 바꿔 생각하게 됐다. 목표는 AI를 많이 쓰는 게 아니라, AI가 계속 돌아가도 내가 과부하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걸 위해 지금은 AI를 쓰는 방식을 대략 네 갈래로 나눠서 쓴다.
- 실행하는 AI: 직접 손을 대야 하는 작업. 여러 개를 동시에 열어두면 금방 감당이 안 되길래, 병렬로 띄우는 건 두 개 정도를 상한으로 잡았다.
- 생각을 정리하는 AI: 방향을 잡거나 판단 기준을 세우는 용도. 실행 작업과 섞으면 둘 다 흐트러지길래 아예 다른 자리에서 쓴다.
- 기록하고 다음에 넘기는 AI: 지금까지의 맥락을 남겨서, 다음에 다시 붙잡을 때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아도 되게 하는 용도.
- 알아서 점검하는 AI: 매번 내가 확인하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상태를 보고 이상이 있을 때만 알려주는 용도.
이렇게 나누고 나서 세운 기준은 하나다.
내가 직접 판단해야 할 것이 늘어나면 실패고, AI가 정리해서 판단할 거리 하나만 가져다주면 성공이다.
돌아보면 “AI를 더 쓰고 싶다”는 말은 사실 “구독을 더 사고 싶다”는 뜻이 아니었다. 내가 매번 붙어서 판단하지 않아도, AI가 알아서 돌아가다가 진짜 필요한 순간에만 나를 부르는 구조를 갖고 싶다는 뜻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 요즘은 AI 사용량 자체를 늘리려고 하기보다, 사용량이 늘어나도 내 판단 큐는 늘지 않는 구조를 먼저 만드는 쪽에 시간을 쓰고 있다.